울릉도의 특별한 이야기

울릉도 개척과 초기 정착자의 말

1883년 고종 20년, 울릉도의 북부 평지인 나리 분지에는 약 500명의 사람들이 이주해 약 93가구의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들은 주로 전라도와 강원도에서 건너온 이주민들로, 자신들이 쓰던 말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섬 특유의 고립된 자연환경은 시간이 흐르며 독특한 말들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죠.

지형적으로 험하고 사계절이 뚜렷한 울릉도의 특성은 말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나리나 천부 지역의 고령자들에게서 그 변화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울릉읍 방언의 음성적 특질

울릉도의 중심지인 울릉읍 방언을 살펴보면 몇 가지 두드러지는 음운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된소리화 현상이 대표적이며, 조사한 단어 중 약 8.5%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삗(빛), 써리(서리), 물쌀, 손까락(손가락)’ 같은 단어들입니다.

가장 자주 나타난 변화는 비음화로, 전체 단어의 약 9.3%에 해당하며 “아지레이, 구디이, 몰래, 모티이” 같은 예가 있습니다. 또한 구개음화, 전설모음화도 일부 확인되었으며, ‘심쭐(힘줄), 지지개(기지개), 장매(장마), 지넉(저녁)’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나리 토박이말의 고유성과 차별점

북면 나리 지역의 토박이들은 대부분 교육을 받지 않은 고령층이었고, 이들은 일상어조차 울릉읍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물결, 오리, 곰, 여우’와 같은 단어에도 생소한 반응을 보이거나 처음 들어본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표현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는데, ‘노을’을 “산 너머 너머 간대이”처럼 풀어 설명하는 식입니다. 경관을 직접 묘사하는 이 방식은 자연환경에 깊이 연결된 언어 습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 ‘눈’의 경우도 그 크기와 모양에 따라 밥뿌제눈, 솜눈, 유리눈, 진눈깨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는 눈이 자주 내리고 오래 머무는 나리 지역의 자연조건과 무관하지 않죠.

흥미로운 점은 일본어 사용 비율이 울릉읍보다 낮았고, 오히려 표준어 사용률은 더 높았다는 점입니다. 전체 어휘 중 약 22%가 표준어로 확인되었고, 이는 울릉읍(14%)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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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울릉도의 사투리는 단순히 지역의 말이 아니라, 고립된 자연환경과 지역민의 생활이 빚어낸 하나의 문화유산입니다. 울릉읍과 나리는 물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언어적으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그만큼 섬마을의 삶과 언어는 독창적인 색깔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들은 단순한 언어를 넘어 울릉도의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자산으로서, 앞으로도 보존하고 연구해나가야 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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